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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ack과 오픈커뮤니케이션

2018/04/29 Share

필자의 아이들이 다니고 있는 대안학교에서는 학부모간에 대화를 나눠야하는 일이 많다.

주로 텔레그램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회사에서 슬랙을 경험해 본 필자 입장에서는 텔레방이 너무 불편하고 복잡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종종 학부모나 선생님들에게 슬랙을 소개하고는 했는데, 막상 장점을 말하려니까 설명이 어려웠다.

다행히 관심을 가진 분들이 계셔서 슬랙을 학교 월례회의 때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되었고, 나도 다시 한번 슬랙의 장점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Slack Overview

오픈 커뮤니케이션 도구로서의 슬랙

오늘은 슬랙의 장점 중 필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오픈 커뮤니케이션 도구로서의 슬랙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슬랙은 여러 편리한 기능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기본적으로 생성된 채널(단체대화방)이 공개라는 것이다. 현재 생성되어 있는 모든 채널 리스트를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채널에 올라온 과거의 글들까지 모두 볼 수 있었다. 누군가 초대하지 않아도 본인이 원하면 채널에 들어와서 대화에 참여할 수도 있다.

한번은 필자가 속한 서버팀 채널에 사람들과 워크샵 논의를 하며 워크샵 장소를 공유한 적이 있다. 그런데 항상 서버팀 채널에 상주하며 대화를 즐기던 데브옵스 리더가 공유한 내용에 이모지를 붙이더니 잠시 후 데브옵스도 워크샵을 가겠다며 같은 날짜에 근처 숙소에 워크샵 장소를 잡았다고 공표했다.

그러자 클라이언트팀, 기획팀, 애자일코치팀까지 모두 같은 날, 같은 펜션으로 워크샵을 잡는 사태가 벌어졌다. 덕분에 워크샵 장소에 가서는 팀과 상관없이 모두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이러한 해프닝은 슬랙의 정보 개방성의 특징이 보여준 일화라고 볼 수 있다.
workshop together

다른 사람에게 딴지를 걸 수 있는가?

김창준님의 협업의 5가지 미신 강연에서 인용한 Eduardo Salas 의 연구에 따르면, 팀의 효과성을 예측하는 중요한 변수로 Mutual performance monitoring 이라는게 있다고 한다. Mutual performance monitoring 이란 쉽게 말하자면 다른 사람이 일하는 것을 들여다보고 피드백(딴지)을 줄 수 있는가를 말한다.

슬랙은 이런 면에서 우리가 여러 채널에 관심을 갖고 의견을 표시하기 쉽도록 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가볍게는 누군가의 대화에 이모지를 붙일 수도 있고 여러 사람들에게 의견을 묻거나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도 있다. 최근 IT기업에서는 사무실에 오픈 오피스를 도입하거나 confluence 같은 위키를 사용하는 기업이 많다. 이러한 모두가 협업을 위한 정보의 공유와 오픈 커뮤니케이션을 용이하게 해주는 도구라고 볼 수 있다.

잘 이해하고 쓰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도구를 다 사용하고 있음에도 협업이나 오픈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있다. 이런 경우 다음과 같은 분위기가 있지 않은가 살펴보자.

  • 채널에 초대받지 않은 사람들이 들어와서 구경하거나 의견을 내는 것이 불편하다
  • 작성자 이외의 사람이 위키페이지에 와서 편집을 하거나 댓글을 다는 것이 불편하다
  • 슬랙에 생성된 채널의 대부분은 주제중심이 아닌 조직구성을 반영한 채널이다
  • 공개된 채널(혹은 위키페이지)이 별로 없고 비밀채널이 대부분이다

아이방에 공부책상을 사다 놓는다고 아이가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되는 것이 아니듯이 도구는 결국 도구일 뿐이다. 이러한 도구들의 장점과 철학을 잘 이해하지 않고 단지 도입하는 것만으로는 회사의 문화가 바뀌지는 않는다.

우리가 회사에 입사할 때에는 특정한 역할로 지원하고 입사하게 되지만,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재능은 다양하다. 서로가 서로의 일에 관심을 갖고 의견을 나눌 수 있을 때 조직에서 협업이 일어나고 효율이 좋아진다. 이번 계기로 필자도 협업과 오픈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에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들이 속한 환경에서 즐겁고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이 많이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CATALOG
  1. 1. 오픈 커뮤니케이션 도구로서의 슬랙
  2. 2. 다른 사람에게 딴지를 걸 수 있는가?
  3. 3. 잘 이해하고 쓰는 것이 필요하다